프라하의 돌길을 걸으며

조회 수 163 추천 수 0 2025.09.05 09:21:57

프라하의 돌길을 걸으며

 

유경순


 

달빛은 내 발을 돌에 묻었다.

하얀 모래가 뭉쳐졌을까. 

걸을 때마다 흙이 스치는 소리를 들었다.

걷는 것이 한 발을 내딛는 일이라면 

이 길은 나를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닳아있는 둥그스름 작은 돌 모서리는 

매끄럽게 닳아 빛을 냈고,

눈길 없는 구석진 곳에서는 어둠이 고여있다

수백 년 전 마차 바퀴가 지났던 패인 웅덩이는

이방인들의 발자국으로 가득 쌓여 넓은 광장을 이룬다

발목이 욱신거린다.

걷다 보니 불편하다


 

덕분일까! 천천히 걷는다.

오랜만에 옆 사람도 보았다.

잡힌 손끝 열기가 불에 달궈진 돌 같다.

발밑에서도 열기가 올라온다

지나쳐 버릴 순간이 

돌길 위에서 오래 머문다. 


 

그 길은 단순한 길이 아니었다.

난 이제껏 어떤 길을 걸었나

시간의 흔적을 잠시 빌린다. 

오래된 종이책 냄새가 난다. 

헐떡거리는 마음을 작은 카페에 앉아 잠재운다.

넘기지 못한 한 페이지가 되어있는 나를 본다. 

중세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있는 높은 철탑을 보았다.

오래도록 바라다보았다

다시 돌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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