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York Lottery> /뉴욕 복권
유경순
손바닥 위에 얇은 종이가 눌려있다.
작은 점들이 찍혀있고, 점 사이로 바람이 스친다.
오십 년의 노동이 그 한 장의 종이에 눕고
줄 사이로 오래된 숨이 빠져나간다.
사람들은 숫자 위에 자신을 세운다.
기다림의 언덕에서, 바람이 불면 종이는 흔들리고
손은 끝내 그 조각을 놓지 못한다.
숫자는 침묵 속에서 태어나
가스 스테이션의 불빛 아래에서 반짝인다.
하나의 번호가 뉴욕의 밤을 흔들고.
누군가는 주머니 속 종이를 더듬으며
자신이 선택했다고 믿는다.
주유소 앞, 긴 줄은 느리게 움직인다.
불빛이 사람들의 얼굴을 더듬고
맨해튼으로 향하는 차들이
철의 몸을 비비며 흘러간다.
남은 건 손끝에 눌린 종이 한 장.
그 위에 스며든 잔잔한 긴장의 온도.
밤의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서
확률은 조용히 숨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