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enos dias, Emma /좋은 아침이에요. 엠마
유경순
새벽의 어둠이 희뿌연 수증기 속에서 흘러간다.
손끝은 젖어있고
하얀 와이셔츠의 단추는
그녀의 손끝에서 채워진다.
시계추같이 반복되는 기계 앞에서
그녀는 마치 춤을 연습하듯
팔을 올리고 발걸음을 옮긴다.
아직 새벽, 건물의 창문마다 불이 켜지면
자신의 손길이
그들의 옷 속에 스며있다는 걸 엠마는 자랑스럽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이름을 묻지 않는다.
어릴 적 고향 남미에서
그녀의 유일한 장난감은
엄마가 손빨래하실 때 나오는 비누 거품이었다.
햇빛에 반사된 무지갯빛 비누 거품을 보며
손바닥 가득 하얀 거품을 들고
입으로 후후 불던 어린 시절의 작은 일상
어느 날 엠마는 그때가 그립다고 했다.
스무 살
그녀의 거품 같은 날들이 누군가를 깨끗이 씻어 주고 있다.
굳은살 박인 손끝은 하얗게 껍질이 벗겨지고
군데군데 덴 다리미 자국은 점같이 박혀있다.
그 자국을 보면서
수줍어하며 웃는 두 눈동자를 수증기가 덮는다
기계 소리에 묻힌 흥얼흥얼하는 노랫소리
그것으로 충분해!
그것으로 충분해!
떨리는 작은 목소리 속에 아침햇살이 내려앉았다.
부에노스 디아스!! 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