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의 낮달

조회 수 36 추천 수 0 2026.01.10 19:52:39

*부엌의 낮달 

 

유경순

 

손바닥 위에 하얀 낮달이 걸려 있다. 

어린 시절 공기놀이하던 손길을 떠올리며

손안에 꽉 찬 둥근 돌을 주무르듯이

만두 반죽을 꾹꾹 다진다.

 

왕만두를 만든다

매운맛과 짠맛, 

빨갛게 밴 김치 물이

손끝으로 스며든다

 

술렁술렁 떡방아 찍던 토끼 두 마리 

동네 마실을 나가고 

부엌 안 낮달은 

창가를 타고 빛을 늘인다

 

하얀 달 위에 놓인 

김 서린 만두는

반죽의 묵직함과

붉은 김치 물 자국을 담고

서늘한 공기 속에

창가의 빛을 머금고 놓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152 올리브와 소년 유경순 2026-01-10 25  
151 <뱅크시의 퍼즐> 유경순 2026-01-10 52  
150 <New York Lottery> /뉴욕 복권 유경순 2026-01-10 49  
149 셰르파 소년 유경순 2026-01-10 65  
» 부엌의 낮달 유경순 2026-01-10 36  
147 주먹 선인장 유경순 2026-01-10 42  
146 *모닝커피 유경순 2026-01-10 89  
145 도마 앞에서 유경순 2025-09-05 142  
144 Buenos dias, Emma /좋은 아침이에요. 엠마 유경순 2025-09-05 168  
143 프라하의 돌길을 걸으며 유경순 2025-09-05 163  
142 흰 달 유경순 2025-09-05 222  
141 봄비에 젖다 유경순 2025-04-25 266  
140 봄바람 유경순 2025-04-25 235  
139 음력 내 생일 유경순 2025-03-02 209  
138 세라복과 삐딱모자 유경순 2025-02-07 298  
137 2월이 들려주는 말 유경순 2025-02-07 268  
136 겨울나무 유경순 2025-01-16 272  
135 모닝커피 유경순 2024-11-15 236  
134 시대와 여성의 비극 / 영화 <까미유 끌로델>을보고 유경순 2024-09-17 282  
133 줌바 아줌마 유경순 2024-09-17 368  

회원:
5
새 글:
0
등록일:
2022.04.07

오늘 조회수:
5
어제 조회수:
1
전체 조회수:
35,954

오늘 방문수:
5
어제 방문수:
1
전체 방문수:
2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