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흘 뒤 / 석정희
여인들 돌아 와 돌문 앞에 서
그 사흘 전에 있었던
일들 새기고 있습니다
앉은뱅이가 서고 장님이 눈 뜨며
죽었던 사람 살아난
기적을 기다립니다
피와 물로 적신 십자가의
아픔도 슬픔도 그 억울함도
들어내지 않은 마지막 얼굴
몰려오던 구름 천둥 번개에
해가 빛을 잃고 세상 어둠에 잠겨
땅이 갈라지며 고개 숙여 가신 길
그 사흘 뒤 어둠과 죽음의 그늘 벗기고
빛으로 온 누리 채우며 되돌아 오신
진리와 생명의 길 끝없이 뻗어있습니다
사월을 딛고 오시는 숨결
산에도 들에도 가득합니다
결코 숨길 수 없는
신비를 안고 부활하신
그 사흘 뒤의 승리
온 정성 다해 불을 밝힙니다
어둠 사르며 찾아오시는
님을 맞으렵니다
시인님의 아름다운 신앙시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