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영전에 바칩니다/ 석정희

추모시 조회 수 18140 추천 수 4 2015.09.17 18: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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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영전에 바칩니다 / 석정희 

 

 

아버지!

 

아버지 곁을 떠나와 살면서도

이 땅위에 함께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며 힘이 되어 주신 아버지 

 

이제 아버지는 가시고

우리는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쥐었던 이 세상의 끈 놓으시고

하나님 곁으로 가시므로 

 

우리는 남고

아버지는 떠나십니다 

 

구십을 넘게 사신 아버지께

저의 오십은 하찮을 수도 있는 기간이었습니다만

아버지가 계셨기에 우리 동기들 있어 

 

아버지는 뿌리이셨고

우리 형제자매는 가지가 되어 살았습니다

 

일제 치하의 가난과 고통과 분개를

8.15 광복의 기쁨으로 맞았으나 그도 잠깐

이어 닥친 사상적 혼란과 갈등으로 청년기를 보내시며

6.25 사변은 얼마나 아프신 기억이셨습니까 

 

그 혼탁과 격류 속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을 거두시는 일이

누구에나 쉽지 않은 험난한 일이 아니셨습니까 

 

그럼에도 더 큰 포부와 비젼을 가지시고

이 땅 미국에 이주 오셔서

이루신 일도 뒤로 하시고

아버지는 가시고 우리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버지와 같이 했던 시간들은

가슴에 묻어야 하게 됩니다

 

아팠던 일, 슬펐던 일, 괴로웠던 일은

모두 거두어 가시고

기뻤던 일, 즐거웠던 일, 소망이 되던 일일랑은

두 손으로 꼭 눌러 우리 가슴에 남겨 주십시오

 

때로는 성 낼 일, 화 내실 일 접으시고

굳이 외면하시던 얼굴을 기억합니다 

 

그 마음으로 이 땅에 뿌리신 씨앗

여덟 그루 큰 나무되어 가지 뻗고

넓은 그늘 짓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 모두 믿음의 상속자 되어

십자가 의지하며 살 것입니다

예수님 돌문 여시고 부활하심 믿고 살 것입니다

다시 오실 주님 기다리는 소망의 삶을 살 것입니다

 

저희들에게 평안 심고 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 곁에서 복 빌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본향으로 가시는 아버지

영은 하나님 나라에 영생하시며

육신은 흙으로 돌아가

뿌린 씨앗의 걸음 되실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 자손만대에 축복하시어

여덟 그루 뿌린 씨앗 숲이 되어 번성케 하실 것이오니

평안히 가옵소서

우리들 이 슬픔도 이 땅의 일만 되게 하시고

남겨진 가족들을 위로하시며

선한 이웃들의 눈물 씻어 주시옵소서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뵈오며

다시 한 번 아버지를 부릅니다

아버지!

 

평안히 가시옵소서

자식들 잊으시고

평안히 가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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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우

2015.09.18 15:44:45
*.40.222.18

아버님이 있어서 나가 있게 되고 아버지란 큰 나무 그늘  나래서 오늘이 있게되는

그 못잊음과 감동을 함께 젖어봅니다.

,

석정희

2015.09.18 21:04:00
*.162.52.180

가장이신 아버님들은 늘 포근한 자녀들의 쉼터이지요.

몇일 있으면 추석이 돌아오는데 아빠가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방문에 감사드리며, 늘 행복하시고 즐거운 나날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

박정자

2015.09.18 22:17:02
*.162.52.180

저는 세살때 돌아가셨지만 아버지날이 돌아오면 보고프답니다.

석시인님 아버님을 뵈오니 귀가 참 크시군요..귀가 크면 오래 산다고 하시던데...

그래서 90을 넘게 사셨군요. 저는 아버지 얼굴도 잘 모르지만 늘 생각납니다. 

석정희

2015.09.20 22:03:20
*.162.52.180

어머나~ 정자님 세살때 아버님께서 돌아가셨군요.죄송해요.

제 친정 아빠가 하늘나라에 가신지도 벌써 몇년이 지났네요.
한 해 한 해 세월의 먼지가 한 겹씩 쌓일 때마다 시간의 흐름은
왜 이리도 빠른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건강 유의 하시길 빕니다.   

 



 

김은희

2015.09.30 11:37:20
*.249.177.67

아버님을 뵈오니 날카롭게 보이시면서 친절하시고 정의로우신 분으로 보이십니다.

석정희

2015.09.30 17:33:02
*.249.177.67

네~

인정많고 남을 먼저 배려하시고 좀 깜금하시거든요..

오늘 마자막 날인데 잘 마무리 하시길 빌며

인생 향기나는 아름답고 소중한, 즐거운 나날 이어가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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