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kwaus.org/KayLee
우유
이경미
빈 도시락 속에만 담겨져
꾸역꾸역 헛입질하던 내 가난에
이름표를 붙여준 하얀 너
‘최저소득 무료우유 급식대상’
고소하고 희디고운 너는
창자를 뒤트는 설사앓이로
검은 속을 죄다 내보내더니
드디어 가난이란 이름으로
내 안에 턱
자리를 잡더구나
그렇게 가난은
자근자근 씹히면서
세상 밖으로 나와버렸다
가난도 가난만의 자리가 필요했으리라
나도 배고파할 자격이 있다는 것
네가 검은 내장을 하얗게 도배한 후
그때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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