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비밀

조회 수 79 추천 수 0 2020.09.12 14:22:17

꽃의 비밀

 

 

 

이경미

 

 

꽃 이름을 너무 몰라

시인 될 자격 없다고

세상이 나를 꾸짖었을 때

말 걸어온 너, 꽃

 

이름 없이 살고 싶은 존재들이

꽃이라는 삶을 선택해

피고 지고 싶은 계절

스스로 정하고

공생하기 편한 곳에

뿌리 내렸을 뿐인데

 

이름에 꽃말까지 덧입혀져

식물도감 속에서 분류되고

분류되었던 슬픈 사연을

말로 흩날린 너, 꽃

 

꽃 이름을 몰라서

아니, 모르기에 나

시인 될 자격 있다며

그나마 알고 있는 꽃 이름과 꽃말까지

다 잊고 시작하라고

말로 핀 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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