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집

조회 수 87 추천 수 0 2020.09.12 14:24:45

순댓국집

 

 

 

이경미

 

 

 

허기진 내 그릇에

온전히 너를 담았다

머리고기, 내장, 다 모아

버려진 부속물도 마다치 않고

이색적인 것들과 섞여 돌아온 검은 몸

대창 안에 밀어 넣어

끌어안고서

하나이기에, 식구처럼

함께 있다

너의 군내는 당당해서

내 생각에 낀 누린내가

덜 창피하다

한 끼 든든한, 위로

식구 다 안고

한 그릇 안에 있으니

부러울 것 없겠다,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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