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평화
유 경 순
오후까지 바쁘게 일하다
피곤해진 눈을
잠시 창문 너머
하늘을 바라다본다
오늘따라 유난히
하늘빛이 푸르다
천사들의 날개가
튀어나올 것 같다
내 마음에
한줄기 평화로움이 찾아든다
자유의 날개를 편다
저 언덕 너머
에덴동산 아름다운 꽃동산에는
뛰노는 아이들이 있고
빨간 사과가 수북이 달린 곳
둥근 세상이 평화로울 것이다
이제
겨우내 잠자던 흙들도
모락모락 김을 뿜어내고
고랑에는 맑은 냇물이
졸졸졸 흐르고
산천을 누비며 솟아나는
온갖 이파리들은 기지개를 켤 것이고
나는,
나의 작은 작업실 옆에
장미 몇 송이와 작은 어항에
노니는 금붕어를 보며
따뜻한 마음으로 금빛 봄날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