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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순
몇 개의 얼굴을 갖고
사는 것일까
매일 쳐다보는 태양의 얼굴이
제각각이다
오늘은 표정없는
바쁘게 걷고 있는 사람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호숫가 위를 휘청거리며
한가롭게 노닐고 있다
햇빛 안 드는
그늘막에는 숯검댕이 바구니
빈 바구니 갈퀴만 들어 있는데
그래도 남아도는 이른 봄은
문풍지 손 구멍 난 곳엔
소란한 세상에 소리
흘러가는 말 없는 구름
호수 위에는
태양과 하나가 되어
입김을 내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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