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네모
유경순
내 마음은
거친 광야라
회오리바람과
잔돌이 많아 사시사철
시간에 상관없이
온종일 부수고 있다
일 년을 가르는 사계절도
꽃피는 봄도 있고
햇빛도 비춰주는데
마음밭은 타협하지 않고
초를 다투며 변덕을 부려댄다
이제는
쿵쾅쿵쾅 못질한다
폭포물이 떨어지듯
철썩거린다
둥둥거리며 징이 울린다
눈을 감고
마음의 소리를 들어본다
셀 수 없이 쟁기질하건만
불뚝불뚝 보이는 큰 가시는
없앨 수가 없다
오늘은 지구가 네모로 보여
내 마음은 네모라
큰 바위가 마음속에 살고 있어
해가 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