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유경순
찌익 긁으며 돌아가는
축음기속의 애처로운 옛노래가
마음까지 긁으며
동그라미를 그린다
밤새 잠못들고 지쳐버린
둥지속의 어미새는
입벌리고 짹짹 거리는
새끼새들의 옹알이 속에
시름을 잊고
날개를 퍼덕이며
먹이를 찾아 날아 오른다
실핏줄이 엉켜진
눈속에 떨어진 한방울의 생수가
맑은 세상을 찾아
굽이굽이 흐르고
겹겹이 쌓여
세월속에 묻혀진
소중한 한폭의 그림은
꽃이 되었고
작은 미소가 되었다
오늘도
동녘의 붉은 태양이
지구를 돌고 돌아
작은세상과 손을 잡으며
그대에게 위로의 아침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