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초승달
유경순
한낮 동안 달구어진
뜨거운 불덩어리가
삭히고 삭힌 그 자리에
끈적이는 한빛이 되어
커다란 밤하늘에
홀로 떠 있다
호숫가에도
빌딩의 높은 꼭대기에도
팔랑거리는 여름나무의 잎사귀에도
습하게 스치는
초저녁의 바람 속에도
가느다란 모습이 보인다
나그네의 발길속에
긴 여운이 쌓이고
그리운 시간들이
희미한 기억속에 오가며
다시 회상하는 순간순간들
밤하늘에 별이 나오면
어느새 감춰버린
그대의 뒷모습 속에
소리없이 지나간
우리의 인생이
호수 위에 일렁인다
*초승달은 해가 지고 3 시간정도 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