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조회 수 90 추천 수 0 2022.04.20 17:55:37

가족.jpg

 

   가족

 

 

    유경순


 

물보다 진한 피를 나눠 가지고

약간 휘어진 새끼손가락까지 닮은 

자식들을 물고 빨고

울타리를 만들어

가족이 된다

 

세월이 흐르고 

천지가 바뀌어도

가시가 돋힌 철없는 한마디도

느낌없는 찔림으로

가족이 된다

 

어린날

주룩주룩 비오는 여름날

천둥이 치고

도랑이 넘쳐 황토물이 넘치면

왠지 모를 두려움에

엄마의 품에 파고들던 그때 

가슴에서 울리던 자장가

 

비가 갠 어느 날 오후 

비둘기 한가족이

뒷마당에 나들이한다

무지개 구경이라도 나왔는지

엄마 아부지와 함께

참으로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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