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
유경순
얼음 비가 내린다
매서운 겨울 바람도
꼬리를 내리고 있고
아침도 서둘러
빛을 몰고 오는데
얼음비가
가지 위에 겨울꽃을 피운다
봄꽃을 시샘하는지
햇살에 영롱하게 비친
맑은 수정 꽃봉오리를 만들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험난한 길을 돌아돌아
버들가지가 솜옷을 입고
맨가지에 입을 맞춘다
얼음꽃은 가슴이
확 타고올라
온 몸으로 봄 손님을 맞는다
봄이 오는 길은
멀리 있고
굽이굽이 돌고 있지만
살랑 부는 바람이
귓속을 간지른다
봄은 너의 마음부터라고
***2022 입춘날에 얼음 비가 내린다
봄이 아주 멀리서 쳐다보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