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유경순
서로의 만남은 아름다운 동행이다
내가 걸으면 그림자가 따라오고
그림자가 걸으면 내가 따라 걷는다
이처럼 내 영혼은 그림자 속에 있고
그림자는 빛과 함께 걷는다
햇빛 따사로운 어느 봄날
오랜만의 산책길에
나의 모든 맘을 풀어헤치고
그림자와 함께 걷는다
몸은 한껏 가벼워 지고
블록 산책길은
나와 그림자의 세상
꽃이 없고 향기가 없어도
깊게 내쉬는 날숨만으로
행복한 시간이다
햇빛속에
나와 그림자는
쉬다 걷다를 반복하며
똑같이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