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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유경순
등대는
바람과 파도의 흐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듣는다
바다는 말하고
바다는 침묵하고
내 마음은 바다에 비치고
밤새도록 칭얼거리는 바다를
토닥인다
새벽 안갯속
갈매기 꺼억꺼억 울어대고
고깃배 서둘러 바다로 떠나면
밤 지새운 등대는
고깃배를 향해 부~응하고
큰소릴 질러댄다
동녘이 밝아오고
건너편 빌딩숲이 보일 때면
비로소
등대는 곤히 낮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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