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
유경순
그곳엔 많은 식구들이 살고 있다
하얀 작은 꽃들이
손을 내밀며 서로를 반기고
어우러져 사는 긴 풀들이
등받이가 되어 편한 웃음을 짓는다
작은 올챙이가
꼬리를 흔들며 뒷다리를 내밀고
작은 연못을 깨우고
바람에 날려 놀러 온
작은 물벌레들도
흥얼대며 노래를 한다
긴 허리를 땅에 묻고
널찍한 그늘이 되어
작은 연못의 널따란 안식처가
되어주는 연잎 아래 모여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모두들 넋을 잃는다
하늘의 구름도
방금 튀어나온 개구리의
세상 구경도
우리들의 바쁜 인생도
작은 연못의 사랑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쉬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