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11월
유경순
얼만큼 온 것일까
뒤돌아보니
누워있는 알지 못한
지난 수많은 날들이
나를 보고 있다
한여름을 활짝 피었던
키 큰 나뭇잎들도
빙그르르 춤사위를 보이다
제자리 찾아가고
꽃들도 깊숙이 감춰둔
씨를 바람에 흩어버리고
빈 몸이 되어간다
뭐를 더 알아야 하고
뭐를 더 움켜잡아야만
인제 그만하고
다 내려놓을까
11월은
앞으로 남은 날들의 소중함과
지나온 발걸음을
다시 보고 지워가는
소중한 교차로 시간이다
*11월은 항상 지난세월을 되돌아 보게 한다
한 달 남은 연말을 생각하며….